"왜 벼들은 모두 갈색이죠, 아빠?" 그녀가 숨을 헐떡거리며 물었다. "뭐라고?" 아버지의 목소리는 그녀의 머리 위 아주 높은 곳에서, 마치 꿈속의 소리처럼 아련하게 들렸다. "벼 포기들 말이에요. 왜 갈색으로 변하는 거냐고요? 왜 그냥 싱싱한 초록색으로 계속 있지 못하는 거죠?" "어떤 것도 영원히 싱싱하고 어리기만 할 수는 없단다." 아버지가 차분히 말했다. "벼 포기들이 어릴 때는 초록색이고 튼튼하단다. 하지만 볍씨들이 열리기 시작하면, 벼 포기는 자신들의 모든 힘을 그 열매들에게로 올려보내지. 그러느라 힘이 빠져서 갈색으로 변하는 거야." "불쌍한 벼 포기들." 그녀가 말했다. "난 벼 포기들이 계속 초록색이었으면 좋겠어요." 아버지가 웃음을 터뜨렸고, 그 웃음은 시원한 바람처럼 그녀의 뒤통수를 간질였다. "하지만 계속 초록색으로 있으면 씨를 맺을 수 없단다, 꼬마야. 그리고 씨앗들이 없이는, 벼가 다음해에 곡식을 만들 수 없고. 어른 벼들이 죽어야만 새로운 벼들이 그 뒤를 이어서 다시 자랄 수 있는 거란다." "왜요?" "삶이라는 게 원래 그런 거란다. 늙은 생명들이 그들의 힘을 포기해야만 새로운 생명들이 자랄 수 있지." "왜요?" "그게 바로 생명이 어이지는 방식이니까." "하지만 왜요?" "왜요, 왜요, 왜요!" 아버지는 껄껄거리며 진다를 들어올려 공중으로 몇 번 던졌다 받았다 했다. 심장이 멎을 듯 아슬아슬한 순간 동안, 그녀는 갈색 들판 위로 날아올랐다가, 다시 자신을 기다리는 아버지의 튼튼한 팔을 향해 날아 갔다. "왜냐고? 왜냐하면 아버지가 널 사랑하기 때문이지. 그게 바로 이유란다!"
"전에 네드가 나보고, 코에 고삐가 묶인 채 땅주인이 이끄는 대로 끌려가는 소 같다고 말한 적이 있어. 높은 소작료에 감히 항의할 용기도 없이. 기억나나, 네드?"